홍수정 개인전 <백지소녀>


호접지몽 _2011

작가 : 홍수정
장소 :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 무지개 갤러리
일정 : 2011년 6월8일(수) - 2011년 6월19일(일)
관람시간 : 월~금 10:00am~05:00pm 토 11:00am~04:00pm

홍수정
blog.naver.com/artartist00

학력
2007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

전시

2011
백지소녀-홍수정 개인展_2011 New Work 공모선정작가, 문신미술관 무지개 갤러리
유통기한 연장의 꿈-홍수정 개인展_공모선정작가, 갤러리 골목, 서울

2010
언어의 한계 극복–멈추지 않는 ‘선’(線)_기획초대 2인展, 샘표스페이스, 경기
두 번째 계단_기획초대 2인展, 갤러리 Artspace H, 서울
BYULproject #6, Byul Collection&Project Space Byul, 서울
Breathing House Project (Drawing)_kimi for you 선정작가, KimiArt, 서울
서투른 건 하고 싶지 않아_기획초대 3인展, DNA갤러리, 서울
Portrait展, Pop-Art Factory 선정작가, Pop-Art Factory, 서울
‘푸른 하늘을 보다’_2011 아시아프展, 성신여자대학 미술대학, 서울
첫 번째 계단展- 갤러리 Artspace H 선정작가, 갤러리 Artspace H, 서울

2007
‘Fly Super Hong’展 (Movement展 _석사학위청구전), 서울국제디자인플라자, 서울
Studio-unit 'ARTIST DAY'展, T-SPACE 전시장, 서울

2006
Project a.l space_5展 (team_preview 공공미술 프로젝트),
총신대학교, 서울

2005
GPS 'Painting Market'展,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Studio-unit 'Loaded gun'展, 갤러리 더 스페이스, 서울
제4회 시사회展, 대안공간 팀 프리뷰, 서울


혼자놀기 시리즈G_2011

 

소녀시대의 현실과 진실 _ 이선영(미술평론가) _ 일부발췌

홍수정의 다양한 작품들에 공통적인 것은 얽히고설킨 꽃잎의 연쇄이다. 아주 작은 꽃이어서 그런지 멀리서 보면 머리카락 같은 선으로 보이기도 한다. 꽃잎들은 다양한 도상들과 어우러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것은 인간, 사물, 자연 사이를 종횡무진 헤집으면서 풀기 힘든 서사의 연결고리를 이어간다. 서른을 잔치의 끝남으로 정의한 최영미 시인의 말처럼, 꽃은 무엇보다도 막 20대를 벗어난 작가에게 여성으로서의 자의식을 일깨우는 소재이다. 홍수정에게 꽃은 ‘활짝 피어날 때가 있으면, 시들어버릴 때도 있는 것’의 상징이다. 영원한 청년기를 구가할 수 있는 예술은 개인에게 어쩔 수 없이 밀어 닥치는 자연적 숙명을 인간의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편일지도 모른다. 작가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작업을 계속해서 할 수 있는 삶은 무엇보다도 젊음의 연장에 해당된다. 예술가들이 보다 젊게 사는 이유는 그들이 현실보다는 상상 속에 살기 때문은 아닐까. 세필로 그려지는 깨알 같은 꽃잎의 연쇄는 현실의 어떤 차원을 삭감한 색 면과 형태 속에서 꿈틀대며, 이리저리 뒤엉키면서 꿈과 무의식, 그리고 상상의 가교가 된다.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증식하며 덩어리지는 꽃잎은 현실과 진실 속에 분명히 존재하지만 명확히 언어화할 수 없는 욕망의 몸통을 이룬다. 얼굴 없는 이 몸통은 익명적이다. 홍수정의 작품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소녀 캐릭터는 소녀 일반을 말한다. 말하자면 그것은 어머니나 할머니의 소녀시절도 포함되는 보편적인 여성의 생애주기 및 마음의 상태와 관련된다. 홍수정의 작품 속 소녀의 얼굴은 공백이며, 단순화된 형태를 채우는 것은 색 면이다. 빈 공백에 간간히 찍힌 점들조차도 자연적 명암법과는 거리가 있다. 점들은 파동을 이루는 선과 대조되는 입자를 이루며 인물의 물리적 상태를 은유한다. 그녀들의 익명성을 강조하는 것은 순수한 소녀 일반을 상징하는 하얀 원피스, 그리고 두건이나 마스크 같은 의상 소품이다. 소녀 내부와 외부를 채우는 것은 식물성이다. 꽃잎의 연쇄는 물론이고, 소녀와 또는 단독으로 자주 나타나는 야채(파프리카, 브로콜리, 버섯 등), 그리고 소녀를 에워싸는 환경인 숲이 그렇다. 작품에 따라 강약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부드러운 파스텔 톤의 색감 역시 소녀의 세계와 어울린다. 상상의 세계에 존재하는 소녀들은 대부분 혼자 논다.
블루, 그린, 레드 계열로 같은 크기로 그려진 작품 [혼자 놀기 시리즈]는 숲 한가운데 난 길 위에 서서 다양한 포즈를 취한 소녀의 모습들을 보여준다. 소녀의 발은 땅에 깊숙이 박혀있고 소녀를 숲과 연결시켜주는 선의 흐름은 동시에 소녀의 감정상태를 드러낸다. 선들은 눈 코 입이 없는 소녀의 상태를 표현해주는 것이다. 풀이나 나무처럼 뿌리박힌 발은 소녀가 그곳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모성적 공간인 숲은 보호이자 유폐의 상징이다. 때로 소녀는 나무 위에 올라앉아 세상을 바라본다. 소녀가 처녀로 좀 더 성숙되자 화면에는 죽음의 기미가 드리운다. 봉오리 진 꽃보다 활짝 핀 꽃이 쇠락에 좀 더 가까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필리아] 시리즈는 미술사에 등장한 오필리아의 도상을 번안하면서 절정의 아름다움에서 죽어가는 여인을 보여준다. 시간의 흐름처럼 보이는 물살에 정처 없이 떠내려가는 오필리아의 머리나 양손에서 굽이치는 선의 흐름은 비극적 파토스와 멜랑콜리를 더욱 강조한다.
반면 떠내려가지 않고 우뚝 서있는 오필리아의 경우 매우 강인한 인상이다. 폭포처럼 아래로 굽이쳐 흐르는 머리다발은 그녀의 치명적 매력과 욕망을 감추지 않는다. 선들은 형태의 외곽을 파열시키며 죽음의 이미지를 덧씌우기도 하고, 꼬리를 무는 사고의 흐름과 꼬임을 표현하기도 한다. 요부(femme fatal)에게 빠지지 않는 이 매혹적이고도 불길한 머리칼은 다른 희생자를 요구함 없이 자족적으로 소박한 욕망을 채운다. 전형적인 요부는 자신의 욕망의 촉수를 길게 뽑아내서 상대를 칭칭 감아 무력화시킨다. 요부에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이중적 사고가 투사되어 있다. 홍수정의 작품에서 두건이나 망토, 헐렁한 옷차림의 인물은 소녀라기보다는 중성적인 느낌을 준다. 이점은 미성숙한 소녀에게서조차 기어코 기묘한 성적 매력을 찾아내곤 하는 남성 작가들의 시선과는 차이점이 있다. 가령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저자인 루이스 캐롤이 작품의 실제 모델인 앨리스 뿐 아니라, 손수 찍은 수백 장의 소녀 사진들에는 남성이 미성숙한 여자에게 품는 로망 같은 것이 발견된다. 순수한 소녀에 대한 로망에는 남성의 욕망이 내재되어 있다. 가령 거기에는 여성을 비천함(창녀)과 숭고함(성모, 또는 천사)의 길 사이에서 명확히 진로를 아직 확정짓지 못한 존재의 애매함과 이러한 불확실함으로부터 비롯된 매력이 포함된다.
무엇보다도 여자가 소녀로 남아있는 시간은 너무도 짧은 것이어서, 그들의 물신적 매력은 더욱 빛을 발한다. 사진이나 그림은 이 짧은 순간을 영원한 현재로 고정시키곤 한다. 홍수정의 작품을 보면, 여성이 보는 소녀의 모습 또한 환상적이긴 하지만, 잠재적인 성적 대상이라는 느낌은 없다. 한국의 현실 속에서 소녀는 너무 일찍 세태에 눈을 뜨거나, 반대로 책임 있는 성인이 되기 위해 소요되는 기간이 무한정 늘어나 있어, 순수한 소녀의 모습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난감하다. 홍수정의 작품에서 풍기는 동화적인 느낌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단순한 환영이나 허구와 달리, 상상은 현실과 관련되어 있다. 감각과 지성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드는 상상은 가짜라고도 진짜라고도 할 수 없는 세계를 이룬다. 이렇게 연출된 상상의 세계 속에서 소녀는 작가의 대역이 되어 세상에 대한 체험과 느낌을 세상 사람들에게 전달한다.


Opheila3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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