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Ⅲ_공기평 회화展

공기평, 61×122cm, MDF에 유채, 2006

작가: 공기평
장소: 빛 갤러리
전시일정: 2007년 1월15일(월) - 2007년 2월23일(금)


작가노트

통일 후의 사회문제까지 다룰 지리산 연작 중의 세 번째 전시이다. 현대에 가장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우리민족은, 흐르는 세월 따라 상처가 치유되어 가는 듯하지만, 불행하게도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고, 오히려 분단의 고착화만 심화되어 갈 뿐이다. 마치, 커다란 슬픔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순간순간 즐거워하는 나 자신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통일 후까지 집중하게 될 지리산 연작의 ‘지리산’은, 특정한 지리적 장소에 한정하지 않고, 우리민족의 시간적·공간적 고난을 상징하지만, 해방이후 이데올로기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 되었던 실제적 공간이기도 하다.

“지리산 1, 2”가 잘못된 과거와 미래의 통일 방안을 다루었다면, 이번 “지리산 3”는 우리 내면에 보다 침잠하려는 의도가 있다. 그러다보니 지역적인 특성이 드러나 보이며, 모던하고 감각적이며 소시민적인 현대미술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듯하지만, 예술의 가장 큰 힘은 진정성(眞情性)이라는 나의 믿음에는 변화가 없다. 아마, 우리민족의 정체성에 대해 다루고자하는 “지리산 4”의 전조를 보여주는 전시회가 될 것 같다.

이번 전시에는 나비와 나방이 많이 등장한다. 화면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한국인의 모습에서 처연함을 드러내고자, 무표정한 모습과 나방을 도입 했지만, 결과적으로 만족한다. 화면 내 인물의 얼굴에 붙은 나방은, 침묵을 강요하는 속박과 그것에 저항할 수 없는 당대 민중의 처연함을 표현 한 것이다.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는 자유로움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세계를 연결 해주는 매개자로서의 역할도 한다. 화면 내에서 푸른 색조를 띤 무채색의 인물군상으로부터, 다양한 색조의 유채색의 지리산 풍경으로 이끄는 매개자이다. 말하자면, 해석에 따라, 어두운 과거의 역사로부터 밝은 미래의 통일 조국으로 인도하는, 안내자로서의 역할을 상징한다면 꿈보다 해몽이 더 좋은 것일까?

아무튼 나는 내 그림에 대해 말하는 것이 곤혹스럽다. 이번 작품에서 의미의 다층구조를 갖도록 의도했으나, 결과적으로 그림이 그리 난해하지는 않는 것 같다. 따라서 되도록 이번 전시부터는 작품설명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화가는 이미지를 생산하고 제시하면 그 뿐, 생산된 자신의 이미지를 가지고 왈가왈부 하는 것은, 화가의 몫이 아닌 것 같다.


공기평, 61×122cm, MDF에 유채,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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