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흔적

작가 : 이주영
장소 :
빛 갤러리
일시 : 2005년 11월11일(월) - 2005년 11월25일(수)

 

작가노트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골목 모퉁이와 동네 끝자락,
낡고 오래된 사물과 식물들이 어우러져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더딘 시간의 자국이 묻어있는 장독대나 담벼락이,
생명을 키우기 위해 너나없이 분주하고도 고된 시간을 보냈을 작은 풀 혹은 큰 나무와 함께
풍경을 이룬다.

흐르는 시간을 쌓아놓은 이들 풍경은
빠른 속도에 떠밀려 앞으로만 내달리며 살고 있는 나를 멈춰서게 만든다.

이들 풍경은
늘 잿빛을 담고 있던 내고향과 닮은 모습으로
일상에 지친 고달픈 몸과 마음을 위로해준다.

미처 보지 못한 아름다움을 신비롭게 반영

일반적으로 일상생활에서 익숙해 져 있는 것들은 계속되리라 생각되기에 지루하고 사람들은 좀더 환상적이고 충격적인 것을 찾아 헤매기도 한다.
현대 예술 또한 우리에게 환상과 상상력을 주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 전이 지금과 다르기에 사라져가는 일상을 기록하고자 하는 사진가들이 있다.

이주영은 우리 주변의 구석풍경을 기록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만화경을 보듯 그 익숙해져있는 장면에서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아름다움을 신비롭게 반영해내고 있다. 곧 개발되어 없어질 풍경들이 눈에 띤다. 풍경 속에 사물들은 구차하고 다 버려야할 것들처럼 보이지만 그것에 사랑을 쏟고 가꾸는 생명의 손길이 느껴진다.

첫 개인전 <나의 살던 고향>에서 자신이 살아왔던 풍경의 기록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면, 이번 개인전<시간의 흔적>에서는 삶에 한 발자국 다가가 그것을 지탱하고 있는 생명의 소리를 담고 있다. 현실에서 시작한 작가의 기록들은 대형 컬러프린트의 작품에서 빛, 색, 조형이 어우러져 추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이번 작품들은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작가만이 경험한 공간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우리 풍경을 담고 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홍미선, 숙명여대 문신미술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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