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 채진숙 전시와 공연 "소나기 in Gallery- 사라져가는 세계"


채진숙 작품 中

장소 : 서울 -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
일정 : 2008년 12월 29일(월) - 2009년 1월 9일(금) (1월 1일 휴관)
전시및 공연 시간: 2008.12.29~2009.1.9 (1월 1일 휴관)
전시시간: 10:00~18:30
공연시간:평일 19:30~20:00/ 토,일 :15:00,18:00 (2회)

사라져가는 세계, 황순원의 <소나기>
설치미술과 퍼포먼스로 다시 태어나다.

다양한 분야의 젊은 예술가들이 모인 다원예술 단체 ‘프로젝트 영희(Project Young-hee)’는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를 모티브로 설치미술과 그 미술작품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창작한다.

<사라져가는 세계>라는 부제를 단 이 작품에서 설치미술을 담당한 채진숙 작가는 소설에서 느껴지는 서정성을 살리고, 미디어 아트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을 통해 관객들과의 인터랙션을 시도할 것이다. 또한 갤러리 공간에서 설치물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창작하는 연출가 이영은은 <소나기>의 서정적이고 순수한 세계가 사라져가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다원예술부문 신진예술가 지원 및 문신미술관에서 주최하는 2008-2009 뉴워크 공모전에 당선되어 2008년 12월 29일부터 2009년 1월 9일까지 문신 미술관 빛 갤러리에서 전시?공연된다. 전시 오픈은 2008년 12월 29일 오전 10시이며, 오후 3시 오프닝 공연을 1회 더 선사할 예정이다.

문학 작품이 갤러리에서 다시 살아나고 갤러리는 다시 공연장이 되는 이번 기회를 통해 관객들은 전시와 공연을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으며, 장르와 장르가 결합하고 예술과 기술이 결합하는 신선한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소나기 in Gallery - 사라져가는 세계
연출노트

이영은

나에게<소나기>는 ‘향수’다. 가슴 시리도록 지독한 ‘그리움’이다. 사라져간 하나의 ‘세계’다. 그리고 나의 유년시절. 80년대 말, 90년대 초. 초등학교 시절들. 흙먼지 흩날리던 운동회 시절, 바른생활 교과서, 탐구생활, 곤충 채집, 잠자리채, 낚시, 징검다리, 반딧불이… 그 시절의 이야기들… 사라져가는 산과 나무들, 강들, 그리고 별들… 이 모든 것들이 계속해서 사라져 간다면, 언젠가 <소나기<는 상상 속의 신화로 남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나는 <소나기<를 깊이 공감하는 마지막 세대가 아니었을까…. 내 나이가 한자리 숫자였을 때, 그리고 땅에 끌릴 듯한 책가방을 메고 국민 학교에 다녔을 적에, 내가 살던 동네에는 조그만 개울이 흐르고 있었고, 우리는 잠자리채로 개울에서 붕어를 잡았고, 책가방에는 바른생활이 들어 있었고, 바른생활 안에는 영희와 철수가 인사를 나누고 있었고, 나 또한 옆집 아이의 대문 앞에서 “철수야, 놀자!”를 외쳐 보았고, 우리는 큰 공을 굴리거나 부채춤을 추면서 흙먼지 날리는 운동장에서 운동회를 했고, 봄에는 뒷산에 쑥을 캐러 다녔고, 여름 방학에는 탐구생활과 그림일기를 작성했고, 곤충채집을 해서 연두색 채집가방에 수집해 두었으며, 때로는 메뚜기를 잡아서 도시락 반찬으로 볶아 먹었고, 된장을 넣은 페트병을 냇물에 담가 두면 멍청한 붕어들은 한 번 들어오면 다시 나갈 줄을 몰랐고, 밤이 되면 물가에 반딧불이가 깜빡깜빡 불을 켰고, 하늘에도 반딧불이가 하나 둘씩 불을 밝혔고, 원두막에 누워 반딧불이의 개수를 세곤 했다…. 그리고 소녀는 소년을 만났다…. 너를 만나기 위해 나는 네가 지나다니는 시간에 맞춰 하염없이 징검다리 위에 앉아 있어 보았고, 그렇다고 딱히 너를 만난다는 보장은 없었지만, 우연히 때가 맞아 너를 보는 날이면 내 가슴은 설레었고… 그리고 비가 왔다. 소나기가…. 어느 날 개울은 흙으로 메워졌고, 징검다리는 흙 속으로 사라졌고, 강가에는 낯선 아파트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아무거나 먹으면 탈이 난다고 야단을 맞았고, 차들은 많아지고 건물은 높아갔고, 더 이상 하늘에는 반딧불이가 반짝이지 않았다. 하염없이 하늘을 바라보아도 하늘에는 아무것도 반짝이지 않았다. 그리고 너는 떠났다. 나의 세계는 붕괴되었다. 철수와 영희는 지금 이 순간, 어느 누군가와 함께 스타벅스에 앉아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인터넷을 하고 있을까? 모든 사라져 가는 것들을 아쉬워하는 마음은 비단 나만의 것인가…, 그 여름, 지난날의 향기를 다시는 느낄 수 없는 것인가…, 하지만 떠나보낼 때는 아름다워야 한다. 잃어버린 것들은 소중한 만큼,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만큼 아름다워진다. 아련한 나의 지난날들, 그리고 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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