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그늘 - 2007" 不連續變異 / a discontinuous variation

작가 : 민영욱
장소 : 빛 갤러리
일시 : 2007년 4월16일(월) - 5월26일(토)

 

 

 

작가노트

실재와 허상의 간극 사이에 너덜 한 소멸의 그림자가 불현듯 스쳐간다.
언제부터인가 그리고 다시 언제부터인가, 그리고 다시
이어져 가는 불연속적 인과의 접합부위에 파랑새가 날아온 후
그리고... 세월 흐른 후
이제 스스로 애써 외면하던 제 4의 촉각을 일깨워
까마득히 잊었던
그 시간 생채기를 보듬어 본다.
여기 있는 것은 벌써 한 두 겁(劫) 이전에 소진 되어버린
허(虛)......
지금 나에게 선명한 잔상으로 안겨
내 심연 속에 자리한 버려진 복제였음을 확인 시키고 있다.
그렇다 - 여러 한 회반죽 색채의 잔영들인 것을...

이미 소멸되어 없는 것에 대한 끝없는 애증과 혐오는
우리들을 교활한 가면의 세상에서
수 없는 불면의 밤을 몽유 속에 맴돌게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선물이라 하여
잔인한 녹색대지 - 무명의 새하얀 깃발 아래 우리를 남겨놓았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본다.
눈앞에 이른 순간 내가 보았던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실재가 곧 허상이라는 역설이 확인되는 찰라,
나에게 의미 있을 것 같은 허상은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며 낯선 실재로 각인되어 나에게 건네어 진다.

스스로 자문하는 사이
이미 부조리한 여명의 통로를 향해 걷고 있는
나를 확인한다.

글_민영욱

          
새로운 鍾을 찾아서, 가변설치, cloth on wood frame, 2007


주변과 현실에 대한 존재론적 성찰

인간-진실-허구

실존의 문제는 철저하게 인간의 문제다. 그래서인지 민영욱이 화가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존재론적 타당성을 확보하기위하여 내건 화두는 인간이다. 그러나 그가 그린 인간상은 우리의 영혼을 가두고 있는 육체적 영역은 물론, 또 다른 사회.문화적 환경에 의해 지배를 받는 정신적 영역을 포괄한다. 다시 말하면 생로병사에서부터 희로애락에 이르는 인간 삶의 여러 양태들에 대하여 그는 작가적 기민성을 발휘하여 접근해 온 것이다.
사실 미술에서 인간이라는 주제는 미술의 태동과 그 시원(始原)을 같이하고 있고 오늘날 까지도 미술의 가장 주된 표현 대상임을 상정할 때 민영욱의 화제(畵題)가 인간이라는 것이 그리 특기할 만한 사항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가 느끼기에 그가 인간이라는 주제를 선택하여 이를 그려나가는 것은 회화의 본질을 추적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풀이된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그것은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끊임없는 여정이다. 그러나 협잡과 사기가 난무하고 위(僞)와 선(善)의 처지가 뒤바뀌는 지금의 난맥상에서 진실과 허구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동일한 이면에 불과하다. 작가의 말대로 인간은 누구나 실재하는 진실의 편에 서고 싶어 하고 자신의 주장이나 의식이 진실이라 말하며, 자신만큼은 진실 되게 살고 있음을 끊임없이 주입코자한다. 반면 거짓으로 대변되는 허상과 허구는 어떤 선입관에 의하여 우리가 옳다고 받아들인 가치가 아니기에 우리는 네거티브 한 지표를 부여하여 하나의 반대징표로 상정한다. 어떤 특정한 경험, 또는 선입관에 의해 생성된 이러한 지표는 허구를 가장 객관적으로 규명 짓게 하는 효과적 장치이다.

“나의 작업에서 주요한 모티브는 인간이다. 생물학적 단위의 인간을 벗어난 사회인간이 구성한 공간에 적합한 삶의 기준을 자신의 생에 대입하고 투과하기위하여 작동되는 인간의지의 실행프로세스를 네거티브한 스냅으로 주어진 공간에 담아보는 것이다. 나는 삶의 공간에 드리워진 여러 갈래의 촉수로 흡인된 외부생성정보를 내부에 위치한 시지각 작동계기에 의한 가공작업 프로세스를 가동한 후 그 결과에 대한 정보를 작업공간에 표출하여 본다. 이러한 작업공정은 비단 나뿐이 아닌 인간 행동심리의 일반적 지각행위의 과정일 것이다. 나의 작업은 일련의 사유물(思惟物)에 대한 인지과정을 거친 후 때로는 즉각적으로 때로는 완만하게 이루어지며 그 결과는 어떠한 형상과 흔적 및 내용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작업프로세스는 일정부분 자동기술법에 의한 것이기도 하나 인간이라는 작업 모티브를 염두에 둘 때에 기법으로는 자동기술법의 아류이며 전반적 내용으로는 표현주의의 아류쯤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작가는 그와 타인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호흡하는 현실적 인간상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심하게 왜곡되어 본래의 형태는 사라지고 관객의 경험에 의해 지각된 분열적 형상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글_이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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