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개인전 <흙場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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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이유
장소 :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 영상 갤러리
일정 : 2011년 12월16일(금) - 2011년 1월2일(월)
관람시간 : 월~금 10:00am~05:00pm 토 11:00am~04:00pm

개인전
2011 흙場난시리즈,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 영상갤러리, 서울
2011 이율배반, 스페이스 선+, 서울

단체전
2011 The Time, 포토텔링, 서울
2009 들, 불, 갤러리 이룸, 서울
2008 이깟!, 대안공간 건희, 서울
2008 태안,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스페이스 바바, 서울
2005 세상을 만나는 또다른 시선, 프레스센터, 서울

수상
2006 내셔널지오그래픽 포토에세이부문 한국예선 대상
2004 한겨레21 휴먼다큐멘터리 공모전 입상

 


무덤, 120X74cm, 2010

인공의 풍경 속에서 사라져가다 획일화된 풍경, 스산한 파국의 복선 과잉 개발의 생채기 시골 농부들은 장맛비에 마당 흙이 쓸려나가면 이렇게 한숨을 쉰다. “오메 저 아까운 흙 넘의 밭으로 다 들어가겄네.” 온통 흙 천지인 시골에서는 오히려 한줌 흙조차도 내 땅을 떠날까 전전긍긍한다. 그곳에서땅 한 뙈기는 생명을 품은자궁이다. 그래서 흙은 삶의 전부다.
산업화라는 명목으로 70년대에 이루어진 개발은 사실 이 흙을 용도변경 시켜내는 일이었다. 나라를 관통하는 고속도로를 뚫고, 공장을 짓느라 정작 농부들의 터전이 될 흙은 줄어들었다. 설령 땅을 잃지는 않았다 해도 그 땅에서 얻은 농작물들의 값어치는 예전만 못해졌다. 너나없이 산업화를 동경하는 시대가 되면서 결국 터전을 잃은 농부들은 새로난 고속도로를 따라 도시로 올라와야만 했다. 그렇게 그들은 땅을 일구는 농부에서 도시의 밑바닥을 이루는노동자가 되었다.

그러나 이게 끝은 아닌 모양이다. 이제는 환경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도시 집중을 분산시키기 위한 신도시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4대강과 국토를 다시 휘젓는 시절이다. 산을 감고 흐르던 강줄기가 고속도로처럼 반듯해지고, 산은 완전히 허물어져 평지가 되었다. 그곳에 살던 생태계가 바뀌고 그 생태계에 의지했던 사람들의 삶도 바뀔 지경이다.

4대강은 사실 한반도를 관통하는 백두대간의 주요 몸길이다. 뗏목에 나무를 실어 날라야 하는 19세기 말도 아니고 그 강물을 정비해 무엇을 운송할 것이며, 강을 반듯하게 펴고 깊게 파는 토목 공사로 잘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농경 사회가 산업 사회로 옮겨온 일이 진화인 것인지 역주행인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70년대의 개발은 지금에 비한다면 조금은 낭만적인 구석이 있었다. 오늘날의 묻지마 개발 논리에 비해그 시절의 ‘잘 살아 보겠다’식 욕망은 조금은 더 보편적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그 결과가 엄청난 도시와 농촌의 빈부 격차로 끝났다 하더라도 말이다.

사진가 이유의 ‘흙장난’은 이 과잉 개발의 시대에 대한 탐색이다.미친듯이 파헤치는 개발 현장을 향한그의 반응은 과하지 않다. 무언가가 도를 넘으면 장난처럼 느껴지는 것처럼 그는 온 국토를 뒤집어 놓은 획일화된 개발 현장을 흙장난을 바라보듯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볼 뿐이다. 마치 국토 전체가 공산품 같은 병풍으로 둘러쳐진 듯 그의 작품 속에서 강은 그저 반듯한 파노라마풍경으로 나열된다. 과거 산수화 속에서 강이 굽이치고 그 굽이치는 곡선마다에 세밀한 생명체의 움직임이 있었다면 이유의 풍경화 속에서 강은 네모 반듯한 덩어리 속에서 자연을 흉내낸인공 녹색으로, 혹은 채 생채기가 가시지 않은 인공의 흔적 그대로 맨몸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마치 블록 놀이처럼 그의 사진은 똑 같은 삭막함으로 끝도 없이 이어질 강 풍경을 예고한다.

반면 그 선명한 풍경을 배경으로 서 있는 사람들의 얼굴은 하나 같이 초점이 흔들려 있다. 그들이 서 있는 배경은 실제 그들의 삶의 터전일 텐데, 그 강가에서 뭔가를 일구며 살아온 사람들은 주변이 계획적으로 선명하게 개발될수록 삶이 점차 흐릿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날아간 초점 속 얼굴 속에는 베트남 며느리도 있고, 영농 후계자도 있고, 마을에서는 비교적 젊은 축에 끼는 노인도 있을 터이다. 그러나 어차피 그들 개개인을 알아보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4대강은 정비되었지만, 그들은 삶은 강처럼 반듯해지거나 또렷해질 기미란 전혀 없어보인다.

작가에게는 강을 정비하는 일이든 신도시를 개발하는 일이든 흙을 가지고 장난친다는 점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다. 그것은 국가적 차원의 대단위 장난이다. 산과 언덕을 밀어낸 신도시의 거대한 흙들은 마치 거대한 흙무덤처럼 스산하다. 흙무덤 주변으로는 어지러운 바퀴자국만이 무수할 뿐이다. 그 흔적들은 왠지 언젠가는 찾아올 파국의 복선처럼 보이기도 한다. 강은 반듯해지고 도시는 넓고 높아지고 있는데, 정작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만 희미하게 사라져 간다. 그게 정말 단순한 흙의 장난이라면 얼마나 좋을까.그러나 이유의 작품 속에서 희망의 단서를 찾기란 쉽지 않다.

송수정_독립큐레이터

 


YiYou, 사람4, 50X5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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