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현, 졸업앨범시리즈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의 전신 포트레이트가 전시되었다. 이 작품들은 대형 흑백사진으로, 한강고등학교의 교사인 귄익현씨가 3년간 담임을 맡아온 제자들의 모습을 기록한 것이다. 작품속의 인물들은 마치 신전에 서 있는 조각상처럼 전시장에서 각자 개성을 보이고 있다. 학생들은 교복착용과 검은 배경지라는 제한된 틀에서 포즈를 취했지만 그 모습들이 하나같이 다르고 생동감이 있다. 이들의 제스처와 표정은 주인공의 성격을 예측하고 상상하게 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 짓게 한다.

누구에게나 고등학교시절은 혼란한 시기일 수 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변하는 과도기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졸업을 앞둔 고3 학생에게는 지금시기가 자신이 사회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시기이며, 취업이나 대학진학과정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으나 할 수 없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권익현은 이처럼 좌절과 불안의 스트레스를 느끼는 고 3학생들에게 신선한 이벤트를 선사하고 있다. 바로 담임교사가 마련한 “자신의 모습 보여주기” 퍼포먼스이다. 얼굴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졸업앨범 촬영대신 담임교사와 제자와 일대일로 작업한 졸업 기념사진이다.

여기에 보인 모습처럼 우리 학생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다. 비록 사회의 여러 규범과 제약이 존재할 지라도 이들 내부에서 꿈틀거리는 근원적인 생명의 힘은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수 능 시험이 끝난 요즘, 거리에는 예비사회인들이 부쩍 눈에 띈다. 이들이 자신의 길을 제대로 들어서기까지 주위의 많은 관심과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권익현의 작품은 제자에 대한 담임교사의 사랑을 충분히 느끼게 하는 따뜻한 작품이다. 또한 학생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사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전시에서 학생들의 진솔한 모습을 보며 우리 모두 자신에게 주어진 걸림돌을 뛰어넘어 자기의 본 모습을 찾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05.12.1
홍미선,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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